진리 제조자 내용 이론 (Fine 2017)

Kit Fine, "A Theory of Truthmaker Content I: Conjunction, Disjunction and Negation" and "A Theory of Truthmaker Content II: Subject-matter, Common Content, Remainder and Ground," Journal of Philosophical Logic 46: pp. 625-674 and pp. 675-702, 2017,

소개

키트 파인Kit Fine(NYU|IEP|Wikipedia)은 오늘날 가장 큰 영향력 및 명성을 가진 형이상학자 중 한 명이다. 그의 이론은 본질, 양상, 동일성, 의미론, 형이상학적 결정과 같은 근본적이고 까다로운 철학적 문제들에 개입해 있다. (민망하게도) 나는 파인의 논문을 많이 읽어보지는 못 했는데, 파인의 논문들 중 실제로 읽어본 것으로는 아리스토텔레스적 본질 이론에 관한 그의 논변이 담긴 "Essence and Modality", 형이상학적 결정 관계의 철학적 중대성을 제안한 "The Question of Realism", 이른바 '기반 관계'에 관한 기초적 이론을 체계화한 "A Guide to Ground", 그리고 이 글에서 소개될 파인의 두 논문 정도를 읽어 봤다. 이 몇 안 되는 논문들에서도, 파인은 한결같이, 중요한 형이상학적 문제에 매우 명료하면서도 체계적으로 접근한다. 이와 같이 그의 글들에서 드러나는 천재성은 그가 지금의 지위를 얻은 경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글에서 소개할, 연달은 두 편의 논문을 통해 파인은 표현의 내용을 그 진리 제조자(Truthmaker)에로 환원하는 의미론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내용을 다른 존재자에로 환원하는 시도는 파인이 개척한 것은 아니다. 명제의 내용을 그 명제가 성립하는 상황을 통해 해명하려는 시도(가능 세계 의미론, PWS)와 명제의 내용을 그 구성 요소들을 통해 해명하려는 시도 등이 이미 있었다. '내용' 자체는 충분히 명료하지 않은 개념인 탓에 이와 관련된 철학적 논의를 전개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루기 쉬운 존재자들에로 개념을 환원해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오늘날에는 PWS에 기초한 접근이 많은 인기를 끄는 중에 있는데, 파인은 이와 같은 경향을 반대하며 진리 제조자,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확인자'(verifier)와 '부인자'(falsifier)를 통해 표현의 내용을 이해하는 새로운 접근을 제안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의 과감한 제안은 그의 다른 저작들에 비해서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다만 여기에서 제안된 접근법을 그는 이후의 저작들에서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령 최근 발간된 "핍진성과 진리 제조"(Verisimilitude and Truthmaking, Fine 2019)에서 그는 2017년의 두 논문에서 제안한 의미론 모델을 배경 이론으로 삼아 논의를 전개한다. 이 논문을 읽어보는 것은 지대한 영향력을 가진 한 철학자의 후기 입장을 이해하기 위한 초석으로 기능해 주리라고 기대한다.

한가지 부담이 될 만한 점은 그의 논의 전개가 형식 체계의 개발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의 두 논문 모두 비형식적 형태의 논변을 제공하는 본론부와 형식화된 체계를 제안하는 부록부로 나뉘어 있는데, 앞의 부분에서는 다소간 논의가 혼잡하거나 뭉뚱그려진 면이 있고 뒤의 부록부를 보아야지만 명료하게 이해되는 논의 전개가 여럿 있다. 그런데 형식 체계를 구축함에 있어 파인은 집합론에서의 전문적 개념들 및 그가 새롭게 도입한 몇몇 관계들을 망라하고 있는 탓에 형식 체계, 특히나 집합론적 체계에 익숙하지 않다면 논문을 읽는 것이 상당히 피로할 것이다. 그러나 그 피로를 감수할 정도의 가치는 충분히 있는 논문이라고 생각한다. ('시사점' 문단을 참조.)

요약

I. 연언, 선언, 부정

개요. I부에서 파인은 그의 이론의 개략적 틀을 짠 뒤 부울리안 문장 연산자(Boolean sentential operators), 달리 말해 부울리안 연결사(connectives) ∧(AND), ∨(OR), ¬(NOT)의 의미론을 구축한다. 나아가, 파인은 그의 체계에서는 이들 연산자의 사용을 확장해 고전 논리학에서 문장들에 대해서만 적용되던 부울 연산을 개체들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음을 보인다. 즉, "케빈과 나" 따위의 자연 언어 표현에서 "과"가 담당하는 그 역할을 부울 연산자의 의미론적 확장을 통해 떠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확인과 부인

어떤 것을 참이게 함을 "확인"(verification)이라고, 거짓이게 함을 "부인"(falsification)이라고 하자. 확인자 또는 부인자는 모종의 상태(state)이다. 상태들은 합성(⊔)이 가능하다. 가령, 내가 춥다는 그러한 상태와 고양이가 매트 위에 있다는 그러한 상태는, 내가 춥고 또한 고양이가 매트 위에 있다는 그러한 상태로 합성되어, 이 합성된 상태의 부분론적 부분(mereological parts)이 될 것이다.

이제 [가능한] 모든 상태들의 합성인 전상태(full state) ■와, 어떠한 상태들의 합성도 아닌(따라서 모든 상태들의 부분인) 공상태(null state) □ 또한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주: 여기에서 파인은 이른바 공대상(null object)의 개념을 부분론에 허용할 수 있다는 (논쟁적인) 주제에 대해 수긍하는 입장을 전제한 셈이다.]

명제의 내용

임의의 명제는 그 확인자들의 집합과 동일시될 수 있다(. 이와 같은 명제들을 편무적(unilateal) 명제(P) 이해라고 하자. 여기에서 확인자는 현실적 확인자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라. 즉, 어떤 명제는 참이 되지 않고서도 확인자를 갖는다. 또한 확인자는 일관적(consistent) 확인자를 의미하지도 않는다. 즉 비일관적 명제 또한 (비일관적) 확인자를 갖는다. 반면 쌍무적(bilateral) 명제(P = (P, P')) 이해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령, 명제란 그 확인자와 부인자의 순서쌍이다.

전상태와 공상태에 관련된, 다음과 같은 네 종류의 편무적 필연 명제들을 정의할 수 있다: T = {□}; F = ∅; T = S; F = {■}[필자주: 여기에서 "S"를 통해 파인은 모든 명제들의 집합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를 확장해 다음과 같은 네 종류의 쌍무적 필연 명제들을 정의할 수도 있다: T = (T, F); F = (F, T); T = (T, F); F = (F, T). 그러나 이들만이 필연적으로 참 또는 거짓인 명제는 아니라는 점에 유의하라.

부울리안 문장 연산자

부울리안 문장 연산자를 포함하는 문장들로 표현되는 명제의 해석은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PQ = {pq: pPqQ}; PQ = {s: sP 또는 s ∈ Q}; ¬P = (P', P); PQ = (PQ, P'Q'); PQ = (PQ, P'Q')[필자주: 편무적 명제의 부정에 대한 해석은 본문에서 다루어지지 않는데, 이와 관련된 난해함에 대해서는 658~660면을 보라]. [필자주: 여기에서 PQ는 결국 두 집합의 논리합으로, ∨에 대한 친숙한 직관과 일치하게 정의되고 있다. 그러나 PQ의 경우, ∧를 두 집합의 논리곱으로 이해하는 고전적 방식과는 다른 형태를 띄고 있다. 각 pP들과 qQ들이 연언이 아닌 부분론적 합성의 꼴로 PQ의 원소가 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차이가 발생한다.]

부울리안 이름 연산자

위에서의 해석은 부울리안 연산자를 내용에 관한 연산자로 간주하는 셈인데, 이를 통해 부울리안 연산자들은 문장이나 명제뿐 아니라 개체나 이름에 관한 연산자로 확장될 수 있다. 개체 지칭적 표현 "E", "F" 및 각각으로 지칭되는 개체 ef에 대해: "E ∧ F"는 ef의 합성인 d를 지칭한다; "E ∨ F"는 "E"를 통해 지칭되는 개체 또는 "F"를 통해 지칭되는 개체를 지칭한다; "¬E"는 "E"가 배제하는 개체들을 지칭한다. 이와 같은 확장은 "문재인과 김정숙", "박영선 또는 오세훈", "허경영 빼고" 등과 같은 표현들을 문장에 적용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름들에 부울리안 연산자가 적용된 사례들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특정 표현(특히, 진리 담지적인 표현들)에 부울리안 연산자의 적용이 특권을 갖지 않게 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애당초 이 체계에서 부울리안 연산자들이 논리적 연산자가 아닌 부분론적 연산자의 성격을 갖는 덕이다.

부분적 내용

이 이론에서는 두 종류의 귀결 관계가 있다. 함축 관계를 다음과 같은 친숙한 방식으로 정의해 보자: P의 확인자가 모두 Q의 확인자라면, PQ를 함축한다. 이 경우 PPQ를 함축하겠지만[필자주: ∨는 고전 논리에서든 이 이론에서든 논리합의 성질을 갖기에 그렇다], 일반적으로 PQP를 함축하지 않는다[필자주: 가령 P = {p}, Q = {q}에 대해, pq라면 PQ = {pq}는 P를 부분집합으로 갖지 않을 것이다]. 즉 함축 관계는 선언에서의 귀결 관계이다.

연언에서의 귀결 관계는 포함(containment) 관계로,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i)  Q의 확인자가 모두 P의 확인자를 포함하며 (ii) P의 확인자는 모두 Q의 확인자에 포함되어 있다면, QP를 포함한다[필자주: 상태 s가 상태 p를 포함(⊑)하는 것은, 임의의 상태 σ에 대해 s = pσ인 바로 그 경우이다]. 포함 관계는 자연 언어의 〈말해진 바〉의 개념에 상응한다. 가령, 내가 나를 한국인 남자라고 말할 때, 이는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포함하며, 또한 내가 남자라는 것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각각을 귀결짓는다.

고전 논리에서 문장 집합의 최대 하계와 최소 상계는 그 원소들의 연언과 선언에 각각 해당한다. 이 이론에서 연언과 선언은 여전히 각자의 귀결 관계에 있어 최대 하계와 최소 상계에 해당하지만, 둘은 서로 다른 귀결 관계 하에서 이와 같이 역할한다는 점이 고전 논리에서의 역할과의 차이를 만든다.

쌍무적 명제에서의 귀결 관계들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PQ에 포함되고 P'Q'를 함축한다면, PQ에 포함된다; PQ를 함축하고 P'Q'에 포함된다면, PQ를 함축한다. 이 이론에서 고전 논리에서처럼 함축 관계에 대한 대우 규칙은 성립하지 않지만, 대신 다음과 같은 변형된 관계가 성립한다: PQ를 함축한다면, ¬Q¬P를 포함한다; PQ를 포함한다면, ¬Q¬P를 함축한다.

II. 화제, 공통 내용, 나머지, 기반

개요. II부에서는 보다 발전된 주제들이 다루어진다. 먼저 파인은 화제(subject-matter) 내지 관함(aboutness)이라는 개념이 그의 내용 이론을 따를 때 잘 이해될 수 있음을 제안한다. 이어 두 표현이 공통된 내용을 갖고 있다는 생각과, 어떤 내용에 대해 조건을 두어 그 내용을 구획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 어떻게 체계 안에서 해명되는지를 보이고, 다만 어떤 내용에서 어떤 내용을 빼는(subtract) 연산이 불러오는 이론적 문제들과 이에 대한 개략적 해법이 제시된다. 끝으로, 그의 이론이 기반 개념에 대해 갖는 연관성을 시사하며 글을 닫는다.

화제

명제 P의 화제는 ⊔P로 정의되며, 이를 "p"를 통해 지칭하자. 가령, "비가 오거나 오지 않는다"의 화제는 "비가 오거나 오지 않는다"의 확인자 모두의 합이다. 당장 생각해 보아도, 2021년 4월 9일 8시 43분, 여기에 비가 오는 상태와 2021년 4월 9일 8시 43분, 여기에 비가 오지 않는 상태의 합은 불가능 상태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이는 다른  화제, 가령 "눈이 오거나 오지 않는다"가 불가능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이와 구분되는 그러한 불가능 상태로 간주될 수 있다. 불가능 상태에 대한 세밀한(fine-grained) 이해를 취할 경우 그렇다.

화제를 이와 같이 이해할 경우 화제 간의 포함 관계에 대한 더 나은 설명을 줄 수 있다. 특히, 화제에 관한 여러 관계들은 다음과 같이 정의될 수 있다: p = s라면, P는 정확히 s에 관한 것이다; ps가 중첩(⊓)된다면, P는 부분적으로 s에 관한 것이다; ps라면, P는 전적으로(entirely) s에 관한 것이다; ps라면, P는  s 전체에(in its entirety) 관한 것이다.

편무적 명제들에 있어 화제의 제약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진다: s에로의 P에 대한 제약={r: 임의의 p P에 대해, r = ps}.

공통 내용 및 분화된 내용

누군가가 박정희는 독재를 행한 대통령이었다고 할 때와 또 누군가가 박정희는 나라를 굳건히 세운 대통령이었다고 할 때, 둘은 공통된 내용, 가령 〈대통령이었다〉를 갖는다. 이 이론에서 편무적 명제 간의 공통 연접 내용(▽)은 다음처럼 정의될 수 있다: P Q = {p1 ⊓ q, p2 ⊓ q, ... q1 ⊓ p, q2 ⊓ p, ... }(마찬가지로 공통 선접 내용(△)이 정의될 수 있다). 쌍무적 명제 간의 공통 연접 내용과 공통 선접 내용 또한 다음과 같이 정의될 수 있을 것이다: PQ = (PQ, P'Q'); PQ = (PQ, P'Q').

어떤 내용을 둘로 분리하는 경우 역시 고려됨 직하다. 이를 위해, 한편으로는 가령 명제 P의 내용을 분화시키기 위해 분화된 화제(differentiated subject-matter), 가령 (s, s')를 통해 각각의 화제로 제약된 것들로 P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또는 PQ의 원소들 중 자연수 순서쌍 (x, y) ∈ C들에 대해 pxqy를 만족하는 그러한 원소들만을 원소로 갖는 것들을 골라내는 방식으로 내용을 분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논리감(Logical Subtraction) 및 잉여

한 내용으로부터 다른 내용을 빼는 연산, 즉 〈P - Q = R〉과 같은 연산이 가능해 보인다. 이 때 세 논항은 다음 두 성질를 만족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산] QR을 더하면 P가 된다; [분리] RQ로부터 분리되어 있다. 이에 대한 직관적 응답은, P는 곧 QR과 동일하며, qr과 어떠한 상태도(공상태를 제외하고) 공통으로 갖지 않는다는 식의 해석이다.

이는 두 문제를 야기한다. 한편으로, 어떤 상태로부터 다른 상태를 뺀다는 것이 대체 무엇이냐는 존재론적 문제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논리적 문제가 있는데, 가령 P = (pq) ∨ (rs), Q = pr에 대해 R = P - Q이란 무엇일지 생각해 보라. 직관적인 응답은 qs라는 것일 텐데, 이 경우 (pr) ∧ (qs)가 (pq) ∨ (rs)를 함축하지 않음에 따라 가산을 만족하지 못한다. 한편 가산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Rpr을 모두 포함할 수 밖에 없으므로 분리를 만족하지 못하게 된다. 두 문제는 존재론적으로 기꺼운(unpropitious) 종류의 논리적 잉여가 존재할 수 없음을 허용하고, 가산을 보다 느슨하게 적용함에 따라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주: 그러나 이 경우에도 문제가 남는다. 이에 관해서는 논문 685면을 참조.]

기반

기반(Ground)[필자주: 형이상학적 결정 관계]에 관한 현세적(worldly) 이해에 한정할 때, 이 이론은 기반에 관한 주목할 만한 정의 방식[필자주: 논문 686면 둘째 문단을 참조]을 제공한다. 첫째로, 이 정의가 순전히 논리적 어구들로만 주어졌음에 따라 기반는 형이상학적이라기보다는 논리적인 개념이 된다. 둘째로, 이 정의는 함축과 포함 관계를 통해 주어졌으므로 일반화된 귀결 이론에 대한 bi-product[? - 누군가가 글을 보신다면 이 부분을 설명해주십쇼...]로 여겨질 수 있다. 셋째로, 이는 코헤이아(Correia 2010[필자주: 곧 읽고 리뷰할 예정])가 최근 제안한 정의와의 일치를 보인다.

시사점

  • 전상태와 공상태 개념의 도입 및, 이 개념으로부터 정의할 수 있던, 각각 두 종류의 사소한 필연적 참/거짓 개념의 제안은 여러모로 흥미롭다. 한편으로 이와 같은 위계화된 사실의 순서를 상정하는 것은 '존재의 정도'에 관한 고전철학적 논의들을 다시 끌어들이는 것 같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다른 한편으로, 사소한 필연적 참/거짓이 여러 종류로 나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 부울리안 연산자들에 대한 새로운 정의 및 그 확장을 통해 부울리안 연산자를 개체들에게까지 적용되는, 보다 일반적인 평가 함수적 성격을 갖게 한 것이 언어철학적으로 큰 기여일 것이다. 다만, 앞서 이와 유사하거나 같은 시도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 화제 개념에 대한 상당히 우아하면서도 직관적이고, 잘 응용될 수 있는 그러한 이해를 제공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일종의 부분론적(mereological) 개념으로 화제 개념을 이해할 때 얻을 수 있(다고 파인이 주장하)는, 가령 주제 간의 포함이나 중첩과 같은 개념들에 상당히 명료하고 납득될 수 있게 접근하고 있다.
  • 그러나 가장 근간에 있는, 명제 및 부울리안 문장 연산자들에 대한 접근이 우리의 직관과 불일치하는 면이 많아 보인다. 특히나 ∧와 ∨이 각각 ⋂, ⋃과 등가라는 생각은 꽤나 자연스러운 것 같은데, 파인의 체계에서 후자의 등가성은 담보되는 반면 전자의 등가성은 담보되지 않는다. 즉 파인에게 ∧는 통상적인 의미에서의 논리곱이 아니다. 연언적 표현의 내용이 지나치게 복잡해진다는 것 또한 ∧에 관한 직관을 거슬리게 하는 요소이다.
  • 같은 맥락에서, 파인은 그의 ∧와 ∨에 드모르간 정리를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로 증명을 위해 드모르간 정리를 사용하는데(Theorem 36 proof), 드모르간 정리가 그의 체계에서 실제로 정리인지를 별도로 증명하고 있지 않아, 어떻게 이와 같이 사용될 수 있는 것인지를 납득하기가 어렵다. 부울리안 연산자들의 성격이 바뀌었으니 드모르간 정리가 정리라는 점을 보여야 하지 않나? — 는 생각해보니 정리 36번은 쌍무적 명제에 관한 정리여서 드모르간이 성립하는 것 같다. 나중에 시간 날 때 정말로 그런지 한 번 확인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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